당구장에피소드

당구장에도 진상, 함께 치는 사람들에게도 진상, 다른 손님들에게도 진상. 이런 손님이 가끔 있지요. 어쩔땐 화가 나서 한소리 하고 싶지만, 이 정도 다양한 진상을 부리려면 어지간히 단골이 아니고서는 힘들지요. 즉, 매출에 큰 도움이 되니 대놓고 뭐라 하기도 어렵습니다. 

<당구장 진상 손님 에피소드>

당구 칠 일이 있어도, 없어도, 구장에서 죽치는 어르신 한 분이 있습니다. 1:1로 치기도 하지만, 주로 동료들이 오면 돈내기를 주로 칩니다. 돈내기 치는 사람이 일반 게임이 재미없는 건 당연지사지요.

진상 사건이 하도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고, 최근에 있었던 일 하나 이야기해봅니다. 


- 1 : 1로 후배와 게임방을 칩니다. 

- 돈을 땁니다. 

- 일이 있어서 좀 일찍 가봐야 한다고 미리 운을 띄웁니다. 

- 돈을 더 땁니다. 

- 급하다며 그냥 가버립니다. 후배가 다신 안 보겠다고 으름장 놓아도 소용없었습니다. 

엄청 얌체지요? ^^ 

이 어르신 알치기는 기본입니다. 당구칠 때 눈 부릅뜨고 지켜보지 않으면 순식간에 당하지요. 그리고, 자기가 잃었을 때는 아무도 못 가게 합니다. 거의 바짓가랑이 붙들고 늘어질 정도로 생떼를 쓰지요. 


지켜보다가 하도 어이없어서 할 말을 잃었네요. 당분간 이 일행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매출에 꽤 도움이 되는 손님들이었는데, 이 정도로 어이없는 일이 생기면 당분간 서로 보지 않겠지요.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그렇네요. ㅋ

늦은 밤에 온 손님 3명. 대략 한 시간 반 정도 치고 계산 후 두 명은 나가고 한 명은 남아서 연습구를 칩니다. 뭐... 한 게임 치고 잠시 연습구 치는 것이야 일상이니 개의치 않았지요. 그리고 30여 분 후에도 계속 치길래 가서 이야기합니다. 이제 정리해야 해서 그만 큐를 놓으셔야 할 것 같다고 말이죠.

<당구장 에피소드! 연습구 5시간!!>

해당 자리가 거의 룸 형식으로 되어 있어, 완전 구석에 있습니다. 카운터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 자리라 손님들끼리 조용히 치기에 딱 좋습니다. 아직 다른 테이블 손님이 있으니 조금만 더 치겠다 하여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30분 후. 다른 테이블 손님도 다 퇴장하였기에 이제 정리한다고 이야기하고 공을 걷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사정하듯이 조금만 더 치겠다고 하길래... 연세도 좀 드신 분이라 그냥 그러시라 하고 우선 다른 쪽부터 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무리 청소를 보통 한시간 ~ 한시간 반 정도 하는데, 대략 정리하고 마무리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네요. 또 이야기했더니 10분만 기다려달랍니다. 그래서 카운터로 돌아온...

나도 모르게 테이블에 엎어져 잠이 들었는데... 너무 길게 자 버렸네요. ;; 이런 일이 거의 없었는데...ㅠㅠ... 어이가 없어서 이제 마무리하고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세상에나!!!! 아직도 연습구 치는 손님!!!

이제 밤을 지나 차가 다니기 시작할 시간입니다.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나서 손님한테 너무 하시는 거 아니냐고 한마디 했더니 죄송하답니다. ;; 그리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들고 나가는 손님. 머리끝까지 열은 받았지만, 잠든 나도 바보니... 정리하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다시 온 손님.

화장실 좀 다녀가겠다며.. 20분 동안 볼일을 보는 어이없는 상황까지 연출되었습니다. ㅠㅠ 사실 할 말도 없었습니다. 이미 피곤에 절어 힘들기도 했고요.

다음날 다시 왔는데, 함께 쳤던 손님들이 얼마나 사과를 해대는지... 다신 안 받으려다가 받기는 했습니다. 대신 연습구 짤 없지요. 게임 끝나고 10여 분 정도 지나면 물어보지 않고 공을 걷어옵니다. 그렇게 두어 달 정도 지나니... 그 뒤로는 오지 않는 연습구 손님.

자영업을 하게 되면 참 별일을 다 겪게 되는데, 연습구만 이렇게 오래친 손님은 처음이었네요. 그리 하라해도 못하는데....;;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지나고 나니 이것도 웃을 일이 되어버렸네요.

여섯 명이 들어왔습니다. 회사 동료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한 명은 리더로 나이가 많아 보였습니다. 두 명은 중간관리자급으로 보였고 나이도 어느 정도는 되어 보였고, 세 명은 20대 말단 직원들 같았습니다. 이 중 중간관리자급으로 보이는 두 명이 취한 상태.

<당시 사진은 아닙니다. ^^>

그중 한 명이 다짜고짜 카운터로 오더니 "여기 다방 커피 6잔 시켜주세요." 라고 합니다. "네?" 라고 반문해봤지만, 동일한 요청. "여기 다방 커피가 어딨어요?" 라고 했다가 타박만 받습니다. "내가 여기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 그걸 모르겠어요? 시켜줘요~ 언능!!" 너무 어이가 없어서 "손님, 그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 이후로 약간의 말 실랑이.


도저히 안되겠어서 리더로 보이는 손님한테 가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대뜸 하는 말이, "걍 달달한 커피 6잔으로 줘요. 걔 원래 그래요.

ㅡㅡ;


취한 사람을 데리고 왔으면 케어를 해주든가 해야지.. 그 리더는 자기 당구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ㅠㅠ 


잠시 후 집요하게 달라붙은 다방커피 요청 손님. 이제는 전화를 바꿔줍니다. 정말로 다방이 근처에 있었다니... ;; 다행히도 커피배달 안 해준다고 해서 무마되기는 했습니다. 

잠시 후 카운터에서 일보고 있는데, 그 손님이 뜨거운 원두커피를 커다란 잔에 따르고, 냉장고에서 맘대로 얼음을 꺼내 들이붓습니다. 커피의 절반은 냉장고에 쏟고, 얼음 절반은 바닥에 떨어지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그냥 참고 치웠습니다. 뜨거운 커피에 얼음이라니 ;;; 


그리고 또 잠시 후, 같은 짓을 하려고 하길래 달려나가서 "손님 대체 왜이러세요?" 이랬더니 하는 말이 "나 취했는데?" 이러는 겁니다. ㅠㅠ 순간 욱~ 해서 죽빵을 한 대 갈길 뻔 했으나,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다시 참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그냥 자리로 돌려보냈지요. 궁시렁거리면서 자리로 가는 손님.


잠깐의 시간이 흘렀는데, 갑자기 큐대로 다이를 엄청 세게 내리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당구장 안에 있는 모든 손님들 시선 집중. 그곳 리더는 관심도 없고, 취하지 않은 어린 사원들만 안절부절. 더이상 참을 수도 없었기에 큐대 그렇게 세게 내리치시면 안 된다고 또 이야길 했더니, 그냥 알았다고만 합니다. 


그사이 다른 취한 손님이 구석에 설치해둔 전자다트 핀을 죄다 부러뜨려 먹고, 바닥에 다 떨궈놓고... ㅠㅠ


이 손님들 한 시간 딱 치고 나갔네요. 당구장 운영하면서 가장 참을성을 발휘해야 했던 이 날. 지금도 생각하면 화가 나고, 한대 후려갈기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왜 이렇게 개념 없는 인간들이 많을까요. ㅠㅠ 근데 글 쓰다 보니 왜 카페트 위에 침 뱉은 손님이 생각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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