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도 화나는 당구장 진상 손님 이야기
여섯 명이 들어왔습니다. 회사 동료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한 명은 리더로 나이가 많아 보였습니다. 두 명은 중간관리자급으로 보였고 나이도 어느 정도는 되어 보였고, 세 명은 20대 말단 직원들 같았습니다. 이 중 중간관리자급으로 보이는 두 명이 취한 상태.
<당시 사진은 아닙니다. ^^>
그중 한 명이 다짜고짜 카운터로 오더니 "여기 다방 커피 6잔 시켜주세요." 라고 합니다. "네?" 라고 반문해봤지만, 동일한 요청. "여기 다방 커피가 어딨어요?" 라고 했다가 타박만 받습니다. "내가 여기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 그걸 모르겠어요? 시켜줘요~ 언능!!" 너무 어이가 없어서 "손님, 그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 이후로 약간의 말 실랑이.
도저히 안되겠어서 리더로 보이는 손님한테 가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대뜸 하는 말이, "걍 달달한 커피 6잔으로 줘요. 걔 원래 그래요."
ㅡㅡ;
취한 사람을 데리고 왔으면 케어를 해주든가 해야지.. 그 리더는 자기 당구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ㅠㅠ
잠시 후 집요하게 달라붙은 다방커피 요청 손님. 이제는 전화를 바꿔줍니다. 정말로 다방이 근처에 있었다니... ;; 다행히도 커피배달 안 해준다고 해서 무마되기는 했습니다.
잠시 후 카운터에서 일보고 있는데, 그 손님이 뜨거운 원두커피를 커다란 잔에 따르고, 냉장고에서 맘대로 얼음을 꺼내 들이붓습니다. 커피의 절반은 냉장고에 쏟고, 얼음 절반은 바닥에 떨어지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그냥 참고 치웠습니다. 뜨거운 커피에 얼음이라니 ;;;
그리고 또 잠시 후, 같은 짓을 하려고 하길래 달려나가서 "손님 대체 왜이러세요?" 이랬더니 하는 말이 "나 취했는데?" 이러는 겁니다. ㅠㅠ 순간 욱~ 해서 죽빵을 한 대 갈길 뻔 했으나,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다시 참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그냥 자리로 돌려보냈지요. 궁시렁거리면서 자리로 가는 손님.
잠깐의 시간이 흘렀는데, 갑자기 큐대로 다이를 엄청 세게 내리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당구장 안에 있는 모든 손님들 시선 집중. 그곳 리더는 관심도 없고, 취하지 않은 어린 사원들만 안절부절. 더이상 참을 수도 없었기에 큐대 그렇게 세게 내리치시면 안 된다고 또 이야길 했더니, 그냥 알았다고만 합니다.
그사이 다른 취한 손님이 구석에 설치해둔 전자다트 핀을 죄다 부러뜨려 먹고, 바닥에 다 떨궈놓고... ㅠㅠ
이 손님들 한 시간 딱 치고 나갔네요. 당구장 운영하면서 가장 참을성을 발휘해야 했던 이 날. 지금도 생각하면 화가 나고, 한대 후려갈기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왜 이렇게 개념 없는 인간들이 많을까요. ㅠㅠ 근데 글 쓰다 보니 왜 카페트 위에 침 뱉은 손님이 생각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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