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한 통 온다.

나 : "감사합니다. 당구장입니다~~~"

나쁜놈들 : "대다이 자리 비었나요?"

나 : "죄송합니다. 이미 손님이 계십니다."

나쁜놈들 : "네~ 다이 비면 전화 좀 주세요..."

<천 찢고, 큐 부러뜨리고 도망간 놈들>

두 번의 전화가 있었지만, 결국 그들에게 다이를 내어줄 수가 없었다. 애가 탄다... 장사가 그리 잘되지도 않는데, 이렇게 손님을 놓치면 안 되는데... ㅠㅠ


이틀 후.

다시 전화가 한 통 온다.

나쁜놈들 : "대다이 자리 있나요?"

나 : (환하게 웃으며) "네 자리 있습니다." (드디어 대다이 단골 한 팀이 느는 건가... 훗!!)

네 명의 손님이 들어왔고, 그들은 술이 좀 된 상태였다. 대다이는 술 취한 사람들이 치기엔 그리 적합하지 않다. 혹 사고라도 치면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그래도 새롭게 단골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에 깍듯이, 그리고 최대한 잘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모셨다... 손님들은 오늘 밤새겠다며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며 룰루랄라 대다이로 갔다.

참고로 우리 당구장 대다이는 룸식으로 되어 있어 멤버들끼리 놀기에 정말 좋다. 단점이라면 카운터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 물론 cctv는 있다.


약 40분 후.


소변을 보고 나오는데, 약간은 다급한 듯한 표정으로 계산을 해달라 한다. (어라... 밤샌다고 했는데, 이리도 빨리?) 허둥지둥 나가는 손님들....

중대 손님이 때마침 들어와서 음료까지 나른 후 대다이를 치우러 갔다.


정확히 반으로 부러진 큐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다. 설마 다이는 괜찮겠지 하며 매의 눈으로 살펴보는 도중... 약 5mm정도 찢어진 걸 발견. 이놈들은 술 처먹고 신나게 놀다가 큐도 부러뜨리고, 다이 천도 찢고 도망간 것이다.

별생각을 다했다. 이미 잡기는 힘들고, cctv가 있었지만, 그걸로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혹 경쟁 당구장에서 보냈나? 라는 생각도 해봤다. 그렇게 3일을 끙끙 앓다가 그냥 포기.. ㅠㅠ

다른 사장님들 이야기 들어보면 별의별 에피소드가 다 있다. 이렇게 우리 당구장도 하나씩 에피소드가 늘어날 것인가보다... ㅠㅠ 큐 하나는 그냥 폐기처분. 다이는 중대 천 갈 때 전문가분께 부탁드려 깔끔하게 땜빵. 

슬픈 사건이었지만, 이제는 담담하다. 장사라는 게 다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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