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이 요새 괜찮다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니 어쩐지 끌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구장 창업을 해보려고 이곳저곳 기웃기웃 해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글을 찾아보기도 하지요. 당구장 창업 고민 중인 분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해봅니다. 

<당구장 창업 고민 중인 분들에게>

당구를 취미로 하는 것과 업으로 하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요. 좋아하는 일도 그게 업이 되어버리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 오랫동안 게임업계에 있었는데, 그토록 좋아하던 게임을 이제는 즐길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구요?

게임을 쳐다보기만 해도 자동으로 분석이 들어가는 등 직업병이 도지기 때문이죠. 은퇴했는데도 그래요.

내가 당구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당구장 창업을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번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구장을 차려놓고 보니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았습니다. 당구장 운영의 기본인 큐 관리, 당구대 관리가 처음엔 좀 어려웠네요. 전문가한테 배우긴 했지만, 손에 익지 않으니 초반에 고생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당구장 문화는 꽤나 정적인 편이라, 손님들의 특성 또한 그런 범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유형의 진상들이 늘 존재하지요. 단골이라고 진상 부리고, 술 먹고 와서 진상부리고, 큐/다이에 진상부리고... 당구장은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서비스업입니다. 

당구를 스포츠라 생각하면 오산이지요. 스포츠라면 그에 합당한 매너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걸 갖춘 손님들은 그리 많지 않거든요. ^^

무조건 당구장에서 일을 먼저 해본 다음 창업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보수 받지 말고 공짜로 일해주세요. 당구장은 그런 부분에서 꽤 관대한 편입니다. 대부분 혼자서 일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권이 겹치지 않는 곳에 가서 무보수로 일하겠다 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는 사장님들 많습니다. 

대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당구장이어야겠지요. 반드시 배워야 하는 건 큐 관리, 당구대 관리, 당구장 청소법입니다. 나머진 찾아서 할 수 있지만, 이건 미리 연습해둔 것과 안 해둔 것이 영업할 때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오지요. ^^

세상엔 어차피 쉬운 일은 없습니다. 당구장 창업 생각하는 분이 쉬운 일 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일이 상당히 많기도 하지만, 유연하게 잘 운영하면 또 나쁘지 않은 게 당구장인 것 같습니다. 

수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잘 되는 곳은 사장님이 수천만 원을 가져가기도 하지만, 안되는 곳은 100만 원도 어렵습니다. 

미리 준비가 잘 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너무나도 큰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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